
사과는 익숙한 과일이지만, 그만큼 너무 쉽게 껍질을 벗겨내고 먹는 사람도 많다. 하지만 정작 사과의 핵심 성분, 사과를 건강식품으로 만드는 성분 대부분은 껍질에 더 많이, 더 진하게 들어 있다. 껍질을 제거하는 건 단순한 식감 문제가 아니라, 건강을 절반 이상 버리는 선택일 수 있다.
껍질에 집중된 항산화물질들
사과 껍질에는 과육보다 3~8배 높은 농도로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계 항산화물질이 존재한다. 대표적으로 다음 성분들이 껍질에 집중되어 있다.
케르세틴: 염증을 억제하고, 혈관을 안정시키며 면역 조절 작용을 한다.
에피카테킨: 세포 손상을 막고 심혈관 건강을 돕는 항산화물질.
우르솔산: 껍질 특유의 왁스질에 포함된 물질로, 근육 손실 방지, 비만 억제, 인슐린 민감도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.
클로로겐산: 당 흡수 속도를 조절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.
이 성분들은 껍질을 제거하는 순간 거의 대부분 손실된다.
껍질을 먹어야 사과가 ‘영양식’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이유다.

껍질째 먹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주요 효능들은
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: 플라보노이드와 케르세틴은 혈압을 낮추고 동맥 경화를 막는 데 관여한다. 껍질을 포함한 사과를 꾸준히 먹은 사람은 심장질환, 뇌졸중, 고혈압 발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.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에 따르면, 사과 껍질 속 폴리페놀 섭취량이 많은 군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.
항암 가능성: 사과 껍질 속 트리테르페노이드 계열 물질(특히 우르솔산, 오레아놀산)은 대장암, 유방암, 간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시험관 내 연구에서 활약했다. 이러한 성분들은 과육에는 거의 없는 고유 성분이다.
장 건강과 체중 관리에도 긍정적: 껍질에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해, 장이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돕고 변비 예방과 장내 유익균 증식에 기여한다. 또한 식이섬유는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추고,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해 체중 관리나 다이어트 중일 때도 이상적이다.
면역력과 피부 보호 작용까지: 항산화 성분은 단순히 노화를 늦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. 면역 세포 활성화, 염증 반응 조절, 피부 세포 산화 억제에도 작용한다. 꾸준한 섭취는 피부 트러블 감소, 자외선 손상 방지, 피부 탄력 유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.
알츠하이머 예방 가능성도 주목: 사과 껍질 유래 성분이 뇌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기억력 유지에 기여한다는 실험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. 노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.

그럼에도 ‘껍질’이 부담스러운 이유들, 어떻게 해결할까
“농약 걱정돼서 껍질 못 먹겠어요.”
→ 걱정되는 것이 당연하다. 하지만 베이킹소다 세척, 식초 희석수 담금, 흐르는 물 문지르기 + 전용 과일 솔 사용을 정확하게 시행하면 잔류농약과 왁스, 세균까지 90% 이상 제거 가능하다.
“껍질 질감이 싫어요.”
→ 껍질이 얇고 부드러운 품종을 고르면 된다. 시나노골드, 아리수, 루비에스 같은 품종은 껍질이 부드럽고 먹기 부담이 덜하다. 또한 차가운 물에 씻은 뒤 살짝 실온에 두면 껍질 조직이 말랑해진다.
“소화에 부담이 있어요.”
→ 식이섬유에 익숙하지 않다면 처음엔 절반만 껍질째 먹고 점차 늘리는 방식이 바람직하다. 또한 사과를 깍둑썰기 해 요거트나 오트밀에 섞어 먹으면 소화도 편하고 껍질의 이질감도 덜하다.
